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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review

설특집 다큐멘터리 무한도전 리뷰

무도에 대한 다큐라니! 아니 이것은 꼭 봐야해!! 이와중에 나레이션을 한 소지섭 목소리가 좋아서 귀까지 호강하는군.

실제론 어느정도 대본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 다른 예능들보다는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약간.. 십년간 무도멤버들을 보다보니 실제 웃음과 리액션용 웃음이 구별이 가는 것처럼, 리얼과 약간의 대본은 구별이 간달까. 이건 리얼이다 정말 리얼속에서 예상치 못했던 웃음이 나오고, 그런게 바로 무도의 매력이다. 오물오물 먹을것 먹어가며 이야기하고 거리낌없는 멤버와 제작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난다. 

토토가의 본방을 볼때에는 제주도 가고 이런게 설마 즉흥이겠어? 당연히 설정이라 미리 섭외해놓고 비행기 예약해놓고 한거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그 자리에서 예약하고 렌트카 빌리고 이러고있는 분주한 제작진의 모습을 보자 사실 좀 놀랐다. 내 예상보다 더 리얼이었나보다. 바다가 "보통 미리 전화한번 해주는데 이렇게 '날로' 예고없이 전화하는게..리얼이구나" 이러면서 하는말을 보니 리얼도 리얼이지만 무도의 멤버들과 제작진의 인맥과 섭외력이 더 대단한 듯. 십년만에 방송출연인데 무한도전이라면.. 이라는 생각이었다는 지누의 말에서, 무한도전이니까 오케이 했다는 이정현의 말에서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파워도 느낄 수 있었고.

다큐는 본방과는 또다른 재미였다. 어떤 식으로 촬영이 되고 있는지 뒷모습을 볼 수 있던게 가장 좋았다. 사랑받는 무도 방송이 있기 위해서는 여러 제작진들이 튼튼히 뒷받침해주었기에 가능한가보다. 한 장면을 찍기위해서 저렇게 많은 카메라와 스탭들이 붙어서 촬영하는지 몰랐다. 아니 알고는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많더라. 토토가 당일날은 카메라만 35대였다고 한다.(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대 아닌곳에서도 거리낌없이 노래와 춤을 추는 멤버와 섭외된 가수들을 보니.. 역시 끼많은 연예인들은 다른가싶다.)

(타방송사이지만) 오늘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유희열이 무한도전의 김태호에게 전화를 걸어 토토가는 스케치북이 원조다라며 장난스럽게 따지는? 장면이 나왔다. 2012년인가, 스케치북에서 90년대 가수들의 무대로 꾸몄던 청춘나이트의 이야기이다. 이게 진지하게 따지는 이야기가 아닌, 서로 친해서 유머로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는데, 청춘나이트도 봤던 입장으로서, 토토가와 청춘나이트 둘다 좋았다. 청춘나이트는 스케치북답게 음악에 더 집중하는 모습으로, 무대연출과 노래에 더 비중을 두고 예능으로 간을 살짝 한 느낌이라면, 무도는 역시 예능이 먼저였다. 다큐에서 유재석의 인터뷰에서 95점이라는 기준을 둔것이 화룡점정이었다는 말처럼, 원곡의 가수에게 실력검증을 한다는 발상은 정말.. 그곳에서 많은 유머코드가 나오지 않았던가.. 섭외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근황이나 쉬는동안 느꼈던 삶의 무게 등등의 드라마틱한 요소까지. 

음주운전 파문으로 무도에서 하차를 한 노홍철은 최근 방송에서 직접적인 노출은 되지 않고 "그녀석"이라고 불리우며 언급도 자제되었는데, 이번 다큐에서는 편집없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무도 본방에서도 다른 방송은 바로 하차한 뒤 자막정도로 처리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언급을 하며 사과를 하는 모습이 참 무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큐에서도 회피하지않고 직접적으로 멤버들의 인터뷰도 하고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게 참 어찌보면 대단도하고.. 

여담인데, 다큐 초반부에 나온 유재석이 차에 탄 장면에서 나는 또한번 탑에 있는 일인자의 자격에 대해서 놀랐다. 어디선가 들은말로는 유재석은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종류별로 정독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대해 공부하고, 다른 방송을 항상 챙겨보고 공부하고, 그런 꾸준함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와 역시 그자리에서 오랫동안 유지하는 이유가 있구나 하고 감탄을 했었는데.. 이 다큐를 보니 그말이 진짜인가보다. 매일 차로 이동하는 그 시간조차도 신문을 보며 보내는 듯 보였다. 그 자리에서도 늘 겸손한 모습인 유재석 때문에 그의 옆에 있는 사람들도 (최소한 방송에서라도) 겸손하려고 하는 모습을 닮는 것 같다. 자기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이 몸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주위사람들도 쉬지않고 열심히 하는모습을 보인다. 인기로 먹고 사는 연예계에서 소위 스타병이라고 건방진 태도를 하기 쉬운데, 주위사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이런사람이 있는건 참 좋은거다. 실제로는 어떤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방송인으로써의 유재석은 정말 본받을만 한것같다. 

물론 멤버들도 몸값도 많이 올라가고, 출연료도 많이 받고, 뭐 그거에 합당한 힘듦이고 활동이고.. 이런이야기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애정도가 눈에 바로 보이는 프로그램은 확실히 다르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이 인생을 바꿔놓은 프로그램이라며 수목금은 무한도전을 향해 항상 비워둔다고 하고, 정형돈도 무한도전 때문에 월화수목목목목이라며 하는 이야기를 보면, 무한도전을 아끼는 게 참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의 눈으로도 열심히 하는게 보이고 그게 재미로 이어지고 하는 것이겠지. 

사실 다큐는 토토가 본방의 축소판이랄까? 새로운 느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녀석 때문에 위기가 찾아온 무도가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과 전화위복으로 삼은 토토가 기획의 내용이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또 보아도 추억에 잠기는 그 당시의 감성과 멤버와 김태호 피디의 진솔한 인터뷰는 또한번 무한도전의 인상적이다. 10년. 뭔가 같이 커온 느낌도 들고, 매 기획마다 기발하고 참신한 주제를 도전하는 걸보며 김태호 피디도 참 대단하고. 매회 재미있던 것은 아니지만 꾸준함과 성실함이 무도를 지금의 이자리에 올려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