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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s

[두산베어스] 고영민 은퇴 - 고제트의 야구센스를 추억하다



두산베어스의 영원한 고젯/고제트! No. 14 고영민이 결국 은퇴를 한다. KT위즈에서 코치 생활로 야구 인생 2막을 열게된 고영민. 응원하지만 은퇴가 아쉬운 것도 사실.

아직 84년생 젊은 나이에, 주루센스와 수비센스는 정말 어디 내놔도 으뜸인 그의 실력을 알기에 아쉽지만, 현실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실력에 고영민이 설 자리가 두산베어스에는 없는 걸 또 알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인해서 부진의 시간이 계속 되었는데 부진을 벗어나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 고영민인 것을 알기에 팬의 입장은 마음이 조금 아프다. 좌타자로도 변신해보고, 한때 이익수로 불리며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던 2루수 자리에도 오재원에게 밀리자 심지어 2군에서 외야 수비까지 연습하며 경기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재기에 성공하기를 정말 바랐다.
2015년 한국시리즈 5차전 때, 고영민의 홈주루로 득점한 장면을 보면서 그의 야구센스는 여전하구나 하는 감동도 받았더랬다. 그리고 곧 "고영민 부활"이라는 볼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타격에서 밀린 탓일까.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베어스에서 설 자리는 없었나보다. 역시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구나..

(아래는 2015 KS 5차전 고영민의 홈 대시)


요즘에 도루는 많이 줄었지만, 이종욱, 고영민이 있을 때의 두산베어스는 발야구로 유명했다. 개인적으로는 뛰는 야구를 좋아하기에 육상부를 이끄는 고영민의 주루센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안될 것 같은 상황에 도루해버리는 고영민의 플레이는 정말 예측불가. 그 때문에 가슴 철렁하는 상황도 있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보는 재미가 있었고 고영민의 독특한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역시나 고영민하면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 야구 전성기를 다시 이끌어낸 결정적인게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 이때가 기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베이징올림픽 때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 금메달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이 바로 고영민. 마지막 금메달을 확정짓는 결승전에서의 병살 플레이를 잡는 고영민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 후에 슬럼프가 오면서 내리막을 걸었지만, 국가대표 고영민의 모습은 아주 멋졌다. 

고영민의 야구 팬 사이에서의 별명은 고제트. 가제트처럼 팔을 뻗으면 팔이 주욱 길어져서 모든 공을 잡아낸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고제트란 별명 답에 고영민의 수비는 정말 엄청났다. 이익수. 분명 이루수인데 우익수같기도 한 넓은 수비범위에 붙여진 별명이다. 고영민이 수비에 서 있을때의 안정감은 두산베어스 팬이라면 모두 인정할 것이다. 
워낙 주루와 수비가 뛰어나서 타격은 가려진 면이 있지만, 의외로 터지는 뜬금포들은 역시 변태 고영민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변태플레이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고영민의 야구센스는 정말 남다르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말그대로 고영민만의 플레이. 고영민의 야구센스는 타고난 건지, 이건 배워서 혹은 연습으로는 나올 수 없는 거다. 

(고영민의 변태플레이 모음. 다른 말로는 아무도 따라하지 못할 고영민만의 센스)



고영민, 그는 은퇴하지만 두산베어스 팬들의 마음 속에 영원한 고제트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신나고 중독성 있는 고영민 응원가 고제트 응원가는 더는 들을 수 없겠지만.. Kt에서의 코치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두산베어스에서 코치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있지만 현역을 이어 가려 했던 고영민선수의 의지였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타팀의 코치로 가기 때문에 은퇴식을 안열어 줄 것 같다는 아쉬움이다. 짧았던 전성기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였기에 성대하지는 않아도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바랐는데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한다. 어쨌거나, 코치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고영민을 정말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의 센스를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다면 또 다른 고제트, 제2의 고영민을 키워낼 수 있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