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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잘싸운 정현, 나달과 꿈의 매치 (경기리뷰)

lovelier 2017. 4. 29. 02:38

ATP 500 바르셀로나 오픈 8강, 정현 VS 나달

6-7, 2-6 으로 아쉽게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랭킹 5위와 94위의 대결. 그 유명한 라파엘 나달과 예선 통과를 거쳐 올라온 유망주. 아래 프로필의 커리어 타이틀과 상금을 보아도 압도적인 차이.

게다가 클레이 코트의 황제로 불리우는 나달.

누가 들어도 나달의 압도적인 경기를 예측했겠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등하게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해냈다.

잠을 안자고 생중계를 본 보람이ㅠㅠ


특히 1세트는 정말 멋졌다. 

1세트에서 초반부터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러브게임으로 지켜냈고, 이어지는 두 번째 나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를 시키면서 오히려 승기를 잡기도 했다. 그 후에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왼손잡이의 사각지대로 보내는 서비스에이스를 하는 등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1세트에서 각자 한번씩 브레이크를 하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켜내면서 결국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갔다. 아쉽게도 타이브레이크 처음부터 점수가 벌어지면서 타이브레이크 점수 1-7로 결국 게임스코어 6-7로 1세트를 내주고 말았지만.. 나달과 타이브레이크까지 갈줄이야! 1세트에만 무려 1시간이 걸린 것에서 보여주듯 정말 대등한 경기였다. 

결과론적으로 5-5에서 나달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갔다가 게임을 가져오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쉽던 포인트였다. 

내가 이렇게 아쉬운데 뛰고있는 정현 선수는 얼마나 아쉬울까... 그래서인지 바로 이어지는 2세트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고 말았다.


2세트에서, 아쉽게 내준 1세트 탓인지 초반에 브레이크를 당하면서 흐름이 나달에 조금 넘어간 느낌이었다. 여기에서 경험의 차이라는게 보이는 것 같았다. 나달도 슬슬 정현이라는 플레이어에 대해서 파악을 한 상태일 터, 앞서나가자 빠르게 몰아치며 공격을 해댔다. 정현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으나, 확실히 1세트와는 달랐다. 하지만 1-3에서 중요한 포인트에서 두번의 더블폴트가 나오며 또 다시 브레이크를 당하고 말았고, 게임스코어 2-6으로 경기를 패했다.

(정현은 8강 진출로 90점의 랭킹 포인트와 함께 5만8천245유로(약7천2백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정현은 꿈의 상대였던 나달을 상대로 젊음과 패기로 초반부터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사실 경기 전에는 결과는 기대를 안하고 좋은 내용을 보여주길 이런 심정이었는데, 볼수록 이변을 욕심내며 응원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물론 나달의 노련미와 엄청난 포핸드야 뭐 일일이 쓰지 않아도 대단했다. 

확실히 포핸드 위너는 나달이 훨씬 우위였다. 정현은 실책이 많은 부분과 체력적인 문제는 보강을 해야할 것 같다. 첫 서브 성공률이 낮은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코치를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정현을 보니, 아마도 이 또한 본인의 경험으로 흡수해 내고 더 발전할거라 확신한다. 


나달을 상대로 이렇게 멋진 경기를 보여줄 줄이야. 2세트는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왜 내가 뿌듯한거지. 왜 내가 감개무량한 느낌인건지...!!

무려 ATP투어 500시리즈에서 8강이다. 지난 경기에서 랭킹 21위인 즈베레크를 이긴 것도 실력임을 증명해냈다. 이렇게 차츰 기록을 세워나가면 된다. 

볼 때마다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즐거운 정현의 경기. 자랑스럽고 앞으로가 더더더욱 기대된다!

(다음번엔 언젠가 페더러와의 매치도 봤으면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