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동계 AG] 2/23, 5일차 - 메달 소식, 경기결과
제 8회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5일차 (2월 23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10km 클래식에서 김마그너스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일 1.4km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그는, 이어 오늘 오전 두번째 메달에 성공하며 평창에 더욱 큰 기대를 모으게 했다. 1위 일본의 렌팅 아카라 선수에 약 17초 뒤진 기록이다. 김마그너스 선수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의 혼혈로 이중국적자인데, 주목받은 유망주로써 선택할 수 있음에도 크로스컨트리 최강팀인 노르웨이 대표팀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을 선택했다. 어릴 때부터 부산에서 살았다고 하니 정감도 간다. 김마그너스 선수는 이어 24일 계주, 26일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크로스컨트리가 정말 스키의 마라톤으로 불리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엔 쓰러질 정도로 정말 힘든 운동인데 연달아 출전하는게 체력이 정말 대단하다.
같이 출전한 박성범, 황준호, 김민우 선수는 각각 11위, 12위, 15위를 기록했다.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5km 클래식에서는 한다솜 선수가 14위를 기록했다. 10km 프리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우리나라 크로스컨트리 간판인 이채원 선수는 발목통증 여파로 컨디션도 좋지않고 주종목도 아니어서 출전하지 않았다. 제상미 선수가 16위, 최신애 선수가 16위에 자리했다.
바이애슬론 남자 10km 스프린트에서는 김용규 선수가 5위를 했다. 김종민 선수는 7위, 이인복 선수는 공동 10위, 허선회 선수는 15위를 기록했다. 러시아에서 특별귀화를 통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한다.
여자 아이스하키도 중국과의 경기를 3-2로 승리로 이끌었다.
쇼트트랙이 끝나서인지 드디어 아이스하키 경기를 중계해줘서 너무 좋았다. 중계 설명도 굉장히 좋아서 처음보는 사람들도 보기 쉬웠을 것이라 생각된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서는 보디체크가 허용되지 않아서 남자 경기에 비해서는 박진감은 조금 더 떨어졌지만, 그 나름대로 재밌었다. 비록 첫 메달의 꿈은 멀어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첫 승의 새 역사에 이어 중국에까지 승리를 거둬 2승으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화 국가대표2의 실존인 여자 아이스하키팀이었기에 더욱 대단한 결과이다.
1 피리어드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준 뒤 끝나기 직전 동점골을 얻어냈는데, 이것이 중국전에서 공식 첫 득점이라고 한다. 박채린 선수의 패스를 방향을 살짝 바꿔 넣은 박종아 선수의 골. 한골을 넣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왜 내가 찡한지 모르겠다. 2피리어드에서도 수비실책으로 아쉽게 골대 앞 혼전 속에 선제골을 내준 뒤, 끝나기 3분 전 다시 박은정 선수의 완벽한 골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3피리어드는 무승부였으나, 경기는 오히려 압도했다. 경기를 하면서 경기중간에 경기력이 느는 느낌이다. 2-2동점으로 연장전까지 갔다. 연장은 다섯명씩 뛰는게 아닌 3대3으로 뛰는 먼저 골이 나오면 이기는 5분경기.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같은 위닝 슛아웃으로 이어졌고, 계속되는 슛아웃1-1 상황끝에 박종아 선수의 위닝샷으로 역전을 하며 최종 3-2로 두 번째 기분좋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공식대회에서 중국을 꺾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골리(골키퍼) 신소정 선수의 지난 경기에 이은 엄청난 선방이 돋보였다. 미국 프로여자 아이스하키 리그 (NWHL) 출신의 신소정 선수는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선수라고 한다. 대표팀 전력의 70%라는 신소정 선수. 국제 무대가 처음인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나간 듯하다.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는 아직 갈길이 멀다.
아직은 수비력이나 패스 미스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이 보였다. 스케이팅과 기량은 좋아보이는데 경험부족인지 당황하는 모습이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신소정 선수를 비롯, 캐나다 교포 출신 귀화선수 박은정 선수가 합류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갓 중학교를 졸업한 선수도 있고,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기에 시간을 지켜보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하겠다.
18일 태국과의 1차전 경기에서 20-0으로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을 얻었다. 20일 일본전에서는 0-3으로 패했으나, 세계랭킹 7위의 일본은 강력한 우승후보. 전적 7전 7패 중 지난 6차례 맞대결에서 1득점에 103실점이었다는 과거를 생각하면 고무적인 발전이었다. 21일에는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카자흐스탄과 0-1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파워플레이 5대3 때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게 가장 아쉽던 경기. 이 경기를 이겼다면 오늘 이김으로써 은메달까지 가능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전체적으로 대견스럽기만 하다.
역대 4차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5전 전패, 4득점 242실점 이었던 우리나라. 하지만 이번대회에서는 무려 22득점 6실점이라는 엄청난 발전이다. 한국에서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불모지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으로 이겨낸 우리 선수들 정말 멋지다. 아이스하키가 정말 재밌는 스포츠이다. 이번 대회, 평창에 이어서도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미래가 기대된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김민석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어제 팀추월 경기에 이어 2관왕.
어제 이승훈, 주형준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분좋았던 기운을 오늘 경기에서 그대로 이어가며 좋은 기록을 냈다. 얼마 전 세계선수권에서 5위를 기록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1위를 하며 평창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아직 19살 고3의 어린 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미래가 밝다. 500, 1000m를 타는 단거리 선수와 5000m를 타는 장거리 선수가 모두 모여있는 1500m경기이기 때문에, 초반 끌어올려놓는 단거리 선수와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여 유지하는 장거리선수의 레이스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김진수 선수는 잘탔으나 마지막에 지치며 아쉽게 5위를 기록했다. 메달을 기대했던 가능성있는 선수였는데, 지난 1000m 대회에서 넘어지는 불운이 참 아쉬웠다. 주형준 선수와 김철민 선수는 각각 7위와 8위를 기록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김보름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완벽한 작전실패로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 경기.
400m링크를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 4바퀴마다 5,3,1점씩 점수가 주어지고, 마지막에 1위로 들어오는 게 점수가 가장 크기때문에 결국 마지막에 먼저 들어오는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일본 선수 2명이 빨리 치고나가며 반바퀴 이상 거리가 벌어져서 계속 불안불안했다. 오버페이스같기는 했지만, 너무 벌어지면 좁히기가 힘든데 누군가가 희생해서 앞선수에게 붙여줘야 하는데 힘이 빠지는 힘든 자리를 아무도 하지않아 결국 한바퀴를 잡혀버렸다. 너무 뻔한 작전에 쉽게 1,2등을 내어줘서 아까운 경기였다. 도대체 왜 일본선수들을 쫓아가지 않았는지.. 따라잡지는 않아도 일정 거리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매스스타트 최강의 김보름이라는 선수를 두고도 실패했으니, 감독과 코치진의 작전이 완벽한 실패였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던 경기. 김보름 선수가 아마 희생해서 간격을 좁혔다면 뒷심으로 동메달도 힘들었을테니 팀 작전이 실패했다는 얘기. 이 경기를 보면 매스스타트가 개인전이지만 팀전의 색깔이 강한 쇼트트랙같은 경기임을 알 수 있다. 뒤에 남은 선수들이 나눠서 견제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서로 남좋은 일 시켜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어부지리로 일본만 좋은 결과가 되었다. 김보름 선수가 마지막 두바퀴에서야 스퍼트를 하며 3위로 들어와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좀 찜찜했던 경기결과였다. 평창으로 가기 전 과정으로 생각하겠다는 김보름 선수. 이를 이겨내고 평창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박도영 선수 6위, 박지우 선수는 9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역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 4관왕으로 금메달을 4개를 목에 걸었다.
남자 경기에서도 한명의 일본선수가 치고 나갔으나, 이진영 선수와 이승훈 선수를 비롯, 뒤의 선수들이 간격을 붙여주며 현명한 플레이를 했다. 여자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왔어야 했는데 아직도 아쉽다. 5바퀴 남아서도 일본선수가 빨리 나가자, 이진영 선수와 김민석 선수가 번갈아가며 간격을 좁혀주었다. 마지막 바퀴에서 엄청난 스퍼트로 이승훈 선수가 1위로 들어왔고, 김민석 선수는 마지막에 3위로 들어와 동메달을 따냈다. 마지막에 힘을 내서 2위로 들어왔으면 했지만, 아무래도 중간에 간격을 좁혀주며 힘을 뺀 탓에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바로 직전에 1500m 경기를 치뤄 체력 부담도 있었을거다.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에는 같이 경기를 한 김민석과 이진영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특히 이진영 선수. 본인은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중간에 계속 선두로 끌어주며 힘을 빼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정말 멋진 모습이었다. 이진영선수는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 이진영, 김민석 세 선수의 팀워크가 좋았다. 물론 이승훈 선수의 아무도 따라오지도 못하는 압도적인 막판 스퍼트는 말할 것도 없고..
이승훈 선수는 이로써 2011 카자흐스탄 알마티 대회 때 금메달 3개에 이어 4관왕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7개라는 동하계 통틀어 최초의 한국 기록을 세웠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모두 마무리 되었고, 금6, 은 4, 동3개로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아쉬움이 남는 경기들도 있었다.
컬링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대만과의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승리로 동메달을 따냈다.
5엔드까지 4-2로 앞서가다가, 결정적으로 7엔드에서 무려 6점을 따내며 8엔드 이후 대만의 기권으로 최종 10-5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아쉽게 전날 일본에 패해서 대회 3연패는 무산됐지만, 값진 동메달로 컬링 남자대표팀은 3개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스키 알파인 여자 대회전에서 강영서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왔다.
4위로 경기를 마친 강영서 선수는, 1,2,3위가 모두 일본 선수들이 석권한 탓에, 금, 은, 동메달을 한 나라가 독식할 경우 동메달을 차순위 국가에 넘기게 되어 있는 규정에 따라 기분좋은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뭔가 어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우리나라가 1,2,3등으로 나란히 들어오면서 3등을 한 이정수 선수가 동메달을 일본 선수에게 양보하게 된 상황과 정반대 장면이 연출되었다.
잠시 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최다빈 선수와 김나현 선수가 출전한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에서는 최다빈 선수가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부상으로 고전 중이던 김나현 선수는 아쉽게 13위에 그쳤다.
전체 24명 중 19번째인 4그룹 첫번째로 나선 최다빈 선수는 라라랜드 사운드트랙에 맞춰 무사히 클린 연기를 해냈다. 어릴 때 눈여겨봤던게 얼마 전 같은데 언제 이렇게 성장을 했는지, 내가 다 뿌듯하다.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도 깔끔했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더블악셀도 무난히 끝냈다. 실수없이 깔끔한 클린연기. 최다빈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기술점수(TES) 35.62점, 예술점수(PCS) 25.68점을 합쳐 61.30점을 받았다. 최다빈 선수는 부상으로 기권한 박소연 선수를 대신해 갑자기 나오게 되었는데, 얼마 전 바로 ISU 4대륙 경기를 뛰고나서 준비하지 못하고 나오는 경기라 체력적인 부담이 조금 걱정되지만, 상승세에 올라 있으니 프리에서도 기대를 해본다. 쇼트도 1위까지는 기대안했는데 정말 잘해주었다. 프리경기에서 클린만 한다면 포디움에 서서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지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한다.
22번째로 출전한 김나현 선수는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노래에 맞춰 연기를 했다. 부상으로 일주일 전 4대륙 대회에서도 프리경기 기권을 하고 나서지 못해서, 경기에 제대로 나설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역시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첫번째 콤비네이션은 잘 뛰었으나 역시 발목 부상으로 인해 회전 수가 적었고, 그 이후 점프는 두번 다 넘어지며 실수가 많았다ㅠ 넘어지면서 머리도 부딪힌 것 같은데 괜찮길 바란다. 부상의 고통을 안고 아마 진통제를 맞으며 출전했을건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끝나고 머리 얼음찜질하며 웃으려는 모습은 참 예뻤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게, 부상악화되지 않게 조심하길 바란다. 기술점수(TES) 20.72점, 예술점수(PCS) 22.08점에 감점 2점을 합쳐 40.80점을 받았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일본의 홍코 리카는 점프에서 넘어지며 감점을 받았고, 카자흐스탄의 엘리자베트 투르신바예바 선수도 첫번째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최다빈 선수가 더 돋보였다. 홈 이점인건지, 점프실수가 있었음에도 일본 선수는 괜히 가산점도 많이 받은 느낌이다;; 홍코 리카 선수는 60.98점으로 최다빈 선수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프리 경기에서의 결과가 순위를 가를 듯 하다.
일본 피겨 여자싱글의 유망주 사카모토 가오리가 독감 증세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일본 여자 싱글에는 최근 끝난 4대륙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홍코 리카만 출전하며 최다빈 선수의 메달 가능성도 기대를 모으게 되었다. 참고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때 동메달을 목에 건 곽민정이 유일하다. (아이스 댄스에서는 1999년 강원 대회 때 양태화-이천군 조가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아이스댄싱 쇼트댄스 경기도 열렸다. 7팀 중 6번째 순서로 나온 김강인, 이호정 선수는 4위를 기록했다. 큰 실수는 없었으나, 1위와의 점수차이는 컸다. 아이스댄스 중계라고 편성표에 있어서 계속 기다렸는데, 티비중계를 해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호정-김강인 조는 내일 프리 댄스에 출전해 메달 진입을 노리게 된다.
2월 23일 5일차 현재 대한민국은 2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별 메달 현황을 표로 만들어보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포탈사이트나 기사에 나와있는 메달은 강영서선수의 동메달이 아직 포함하지 않은 듯 하다)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5일차 국가별 메달순위>
순위 |
국가 |
금메달 |
은메달 |
동메달 | 합계 |
1 |
일본 |
14 |
15 |
16 | 45 |
2 |
대한민국 |
14 |
12 |
11 | 37 |
3 |
중국 |
6 |
6 |
6 | 18 |
4 |
카자흐스탄 |
3 |
4 |
5 | 12 |